“그동안 혹독하게 훈련했는데 지금 바꾸면 훈련을 다시 해야 하지
않겠나.”(이명박 대통령) “시스템을 빨리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지나치게 어떤 한 부분만을 강조해서 다시 인적 쇄신이라든지 정쟁 논란으로
가버리면 더 혼선이 심화될 것이다.”(강승규 당선인)
‘부자 내각, 부자 청와대’ 논란과 쇠고기 협상 책임론이 들끓는 가운데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쇄신이 이루어질지가 관심사다.아직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인적 쇄신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역력하다.강승규 당선인처럼 측근들
가운데도 이에 발을 맞추는 이들이 여럿이다.그러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5월19일 주례회동에서 이대통령에게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이 5월15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국민 80.5%가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라고 답변했다.압도적인 수치다.‘바꿀 필요가 없다’라고 답한 사람은 7.5%에 불과했다.35.0%는 ‘대폭 쇄신해야 한다’라고,
45.5%는 ‘일부라도 바꿔야 한다’라고 답했다.‘대폭 쇄신해야 한다’라는 사람들 가운데는 30대와 민주당·민노당·진보신당 지지자들이
많았다.지역적으로는 호남과 부산·경남 지역이, 직업으로 보았을 때는 화이트칼라 계층이 많았다.‘일부라도 바꿔야 한다’라는 쪽에는 40대와
50대,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지지층이 많았다.수도권과 충청·대구·경북 지역, 주부와 농·어업 종사자들 가운데 이런 답변이 많이
나왔다.
현재 여권 내에서 인적 쇄신을 주장하는 이들은 “사람을 바꾸지 않으면 혼선이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한다.집권 이후 잇달아
발생한 각종 사건에서 보여지듯 정무 기능의 마비 현상이 계속될 것이고, 이것이 정권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본다.그러나 이렇게 주장하는
이들에게도 고민이 있다.우선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 권력 투쟁처럼 비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실제로 권력 투쟁 성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투 중 사람 바꾸면 더 혼란”…‘단계적 쇄신론’ 제기도
또 정권이 출범한 지 불과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에서 의욕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단계라 자칫하면 정권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인적 쇄신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대통령의 한 측근 인사도 “지금 단계에서 사람을 바꿀 수 있겠느냐”라고 말해 이런 고민을 나타냈다.이래서 최근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는 것이 ‘단계적 쇄신론’이다.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나 여권의 지도체제가 자리를 잡으면 정권 출범 6개월이 되는 시점에 맞추어
일부 인사들을 바꾼다는 것이다.
이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대중교통 체계를 바꾸면서 엄청난 혼란이 일었을 때 관련자에 대해 책임을
묻고 다시 시작하자는 측근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장수가 전투를 하고 있는데 시작한 일이 혼선이 일어났다고 해서 사람을 바꾸면 더 혼란이
올 수 있다.바로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공무원들을 다잡아 체계를 정상화하는 데 진력하는 길을 택했다.이런 사례가 현재 제기되는 인적 쇄신
논란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어질지 눈여겨볼 대목이다.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80.5%의 국민을 설득할 다른 대안이 있는지도 흐름을 좌우할
요소다.이런 민심의 바다 위에서 쇄신을 미루고 있다가 만일 또 다른 ‘사건’이 터진다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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