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기사입력 2007-11-23 06:02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 올해 정기국회 회기가 23일로 사실상 종료되는데도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조차 되지 않아 '참여정부'가 공언했던 공무원 연금의 임기내 개혁이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이번 정기국회의 회기가 연장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내년도 예산안과 `삼성 비자금 특검법' 처리를 위한 제한적 목적의 연장에 그칠 공산이 큰데다 다음달에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 임시국회도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개혁안을 모델로 반드시 실현하겠다던 공무원 연금 개혁은 결국 차기정부의 과제로 넘어갈 것이 유력시 된다.
◇ 현정부 임기내 개혁 무산
매년 적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공무원 연금을 개혁하지 않고 이대로 방치할 경우 내년에는 적자 규모가 1조2천68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만큼 국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야 한다는 얘기다.
당초 정부는 올해 1월초 국민연금 개혁 방향을 모델로 `더 내고 덜 받는' 구조의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마련했다.
정부 산하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당시 공무원 연금보험료 부담액을 현행 월과세소득의 5.525%에서 2008년에는 6.55%, 2018년에는 8.5%로 늘리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연금지급 개시연령도 현 60세에서 2023년부터 2년마다 한 살씩 올려 2031년부터는 65세가 되도록 했고, 연금 급여산정 기준을 `퇴직전 3년 평균 보수월액'에서 `전체 재직기간 평균보수'로 낮췄다.
하지만 모델로 삼았던 국민연금 개혁안이 지난 7월 국회를 통과되면서 당초 구상을 크게 벗어난 `현재대로 내고 덜받는' 구조로 변경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사정 변경' 요인이 발생했다.
결국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의 방향 수정과 공무원 노조의 반발 등을 감안해 기존 개혁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그러나 당시까지만해도 정부는 "반드시 연내에 개혁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정기국회 폐회일인 23일까지 정부와 국회 어느 곳에서도 공무원 연금 개혁안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정기국회가 폐회되면 공무원 연금 개혁은 결국 단 한차례의 논의도 없이 `물건너 가는 셈'이 된다.
◇ 정부 개혁안 제출도 않아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공무원 연금 개혁안의 입안 주체인 정부가 아직까지도 국회에 개혁안을 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개혁 방향이 바뀌게 돼 공무원 연금 개혁의 방향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군색한 이유를 대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다시 만드는 과정에서 공무원과 공무원 노동조직, 국민 등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게 쉽지 않아 개혁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 국민연금법을 모델로 `그대로 내고 덜받는' 구조로 공무원 연금을 개혁하면 재정고갈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국민연금을 모델로 공무원 연금을 개혁하자는 당초의 전제를 고수하기가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마련했던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백지화한 이후 정부는 사정 변경만을 이유로 개혁 수정안 마련을 차일피일 미루며 개혁 논의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런 움직임은 공무원 연금 개혁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왔던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월 고위공무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국민연금도 (개혁)하지 않고 공무원 연금부터 들고 나더러 왜 하지 않느냐는 건데 저는 국민연금이 먼저 가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부터 이미 `개혁의지'가 사실상 후퇴됐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공무원 연금 개혁을 전담하고 있는 행정자치부의 박명재 장관까지 "공무원 연금 개혁은 시기보다 당사자들 간 합의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한 발짝 후퇴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 때문에 박 장관은 공무원 연금의 대폭적인 개혁을 주장하던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 차기정부 `국민.공무원 연금' 개혁 이중고
이런 사정으로 공무원 연금 개혁은 사실상 차기정부의 몫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으며 차기정부는 국민연금 추가 개혁 문제까지 떠안아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7월 국회에서 통과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이미 참여정부 내에서조차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10월 하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연금 고갈 시기를 연장하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재정안정화 대책으로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특히 장 장관은 "앞으로 국민연금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공무원 연금 등 직역연금도 개혁하고 퇴직.개인 연금제도의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강조, 두 연금의 근본적인 개혁이 아직 이뤄지지 못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로써 차기정부가 두 연금 모두의 개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빚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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