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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서니(퇴출)
· 작성자 : 조합원   · 작성일 : 2007-10-12   · 조회수 : 137
· 첨부파일 :

퇴출위기 넘긴 공무원 "벼랑끝서니 문제보여"

퇴출위기 넘긴 서울시 공무원 인터뷰
"술담배 모두 끊어 말썽 원인 없앴죠"
"힘든시간 보내고 나니 모든일에 자신감 생겨"

무능ㆍ불성실 공무원으로 지목돼 지난 6개월간 현장시정추진단에서 `재기의 시간`을 보낸 서울시 직원 102명 가운데 24명이 최종 퇴출됐고 58명은 복귀를 앞두고 있다. 58명은 그야말로 사지(死地)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생환했다. 이들에게 지난 6개월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생환자 2명에게 소감을 들어봤다.

기능직 공무원 최 모씨(52ㆍ남)는 지난 4월 퇴출 후보로 선정되자 `왜 하필 나냐`며 강력 반발했다.

최씨는 매일 소주 2병 이상을 마셨다. 그러나 술로 인해 업무 실수가 늘자 상사의 지적도 잦아졌다. 가끔 함께 술을 즐기던 동료들도 점점 멀어졌다.

4월 초 퇴출 후보 명단에 오른 이후 4월 5일 첫 교육 일정으로 양평교육원에서 합숙교육을 받기 전날에도 술을 마셨다.

`그렇게 억울했느냐`는 질문에 난데없이 아들 얘기를 꺼냈다.

"술을 마신다고 불평하던 큰 아들이 4월 9일 해군 입대가 예정돼 있었는데 연가(年暇)를 받지 못해 훈련소까지 배웅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녀석은 그런 줄(추진단 배치)도 모르고 군 복무 잘하고 있지만 고3인 딸은 예민해서 말도 안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아는 눈치더라"고 말했다.

최씨는 "교육 후 6개월 동안 술 한 방울, 담배 1개비도 정말 입에 대지 않았다"며 "술을 끊으니 아내가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퇴출 후보가 된 것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한다.

그는 "심성교육을 받으며 그동안 남 탓으로만 돌렸던 일들이 사실 내 탓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현장시정추진단이 좀 더 일찍 구성됐으면 나도 좀 더 빨리 바뀌었을 것이라는 아쉬운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상수도사업소에서 수도요금 업무를 담당하던 이 모씨(47ㆍ여)는 자신이 퇴출 후보에 뽑힌 이유를 "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별일이 없어도 결근을 하거나 근무시간에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았다.

일을 게을리 하자 동료들 업무가 늘어나 이들과 관계도 원활하지 않았다. 상사도 `어떻게 하면 다른 부서에 보낼까` 하며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겨왔다.

일을 소홀히 한 배경은 철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

하지만 지난 6개월간 퇴출 후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씨는 "힘든 일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을 많이 키웠다"며 "이젠 상사ㆍ동료와 인간 관계도 잘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6개월 교육 내용 중에는 노인요양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포함돼 있었다.

시 인사과 직원들은 이씨가 친자식도 하기 힘든 치매 노인들 대소변 수발을 말 없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전한다.

이씨는 결혼했지만 자식 없이 이혼하고 지금은 치매에 걸린 87세 노모를 혼자 모시고 있다.

이씨는 "삶에 대한 의욕이 생긴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라며 "어머니를 돌볼 수 있게 집과 가까운 부서에 배치받는 것이 지금 남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찬동 기자]
[출처] 매일경제 / 2007.10.10 18:10:5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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