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오는 25일 전국 대의원대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합법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현행 관련 법률이 노동3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합법노조로 전환하지 않고 법외 노조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이기는 하지만 전국 몇몇 본부·지부가 이미 합법노조로 전환했다. 합법 전환에 찬성하는 측에서 대의원대회 때 이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남의 경우 몇몇 지부에서 합법노조로 전환했지만 전국적으로 볼 때는 극히 적은 규모로, 전국 차원의 합법 전환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합법노조 전환을 가결한 곳은 광역본부 차원에서는 울산지역본부뿐이며, 시…군지부는 경남의 합천·고성·의령·하동 등 총 8개 지부다. 경남에서는 지난 9월 말부터 합법전환 바람이 불어 20개 지부 가운데 거의 절반 가량이 합법으로 전환했다.
마지막으로 창원시지부가 지난 2일 조합원 1381명 가운데 1092명이 투표에 참여해 850명(77.8%)의 찬성으로 합법 전환을 가결시켰다.
이미 합법 전환을 가결시킨 지부는 별도의 노동조합 체제를 구성하고 나서기도 한다. 합천과 김해 등에서는 별도의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했으며, 위원장단도 선출했다. 이들은 "법내 노조의 길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합법 전환 찬반투표를 실시했지만 부결된 곳도 있다. 공무원노조 진해시지부는 최근 실시한 합법 전환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659명 중 535명(81.2%)이 투표에 참여해 242명(45.2%)만 찬성하고 291명(54.4%)이 반대해 합법 전환 안건은 부결되었다.
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북구지부도 지난달 말 찬반투표를 실시해, 조합원 559명 가운데 448명(80.14%)이 투표에 참여해 188명(42%)만 찬성하고, 250명(55%)은 반대했다(무효 10명). 공무원노조 본부·지부의 합법전환이 가결되려면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법외 노조를 고수하고 있는 일부 지부에서 몇몇 조합원들이 별도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나서 관심을 끈다. 대표적으로 공무원노조 진주지부와 거제지부다.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조직국장을 맡았던 최성룡씨 등 진주시청 소속 공무원 6명이 지난 9일 부산지방노동청 진주지청에 합법노조 설립신고서를 냈으며, 다음날 신고필증을 받았다. 이들은 "공무원노조 진주지부가 각 지부 대의원들에게 법내 전환 등의 찬반의사를 물으려 했던 정유근 경남본부장의 탄핵과 제명에 앞장서 왔다"면서 "이미 합법 전환 여부에 대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버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거제시청 공무원 4명도 같은 날 부산지방노동청 통영지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내고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았다.
한편 전국공무원노조는 지난 8일 정유근 경남본부장을 제명 처분했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어 재적 위원 107명 가운데 82명이 참석해 65명이 찬성해 이같이 결정했다.
공무원노조는 "법외 노조를 고수한다는 지난해 8월 전국 대의원대회의 결정사항을 정유근 본부장이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로써 정 본부장은 공무원노조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했으며,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는 당분간 부본부장 체제로 움직이게 된다. 이에 대해 정유근 본부장은 '징계 요구에 대한 무효 주장'을 하면서 2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할 예정이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경남의 경우 몇몇 지부에서 합법 전환 움직임이 있지만, 전국적으로 볼 때 다른 본부나 지부에서는 별로 움직임이 없다"면서 "오는 25일 대의원대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합법 전환과 관련한 안건은 나올지 모르지만, 현행 법률로서는 노동3권을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기에 합법 전환 움직임이 크게 힘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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