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가보상비 지급이 올 연말부터 대폭 축소된다.
연가보상비는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를 공무원이 사용하지 못할 경우 연말에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돈이다.
공무원 연가는 법적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21일까지 사용가능하지만 대부분 여름 휴가로 연가를 5일 정도만 사용하고 나머진 돈으로 받는 게 관행인 상황에서 공무원 사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20일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007년 공무원 총액임금제 실시를 앞두고 예전까지 휴가를 쓰지 않을 경우 전액 지급되던 연가보상비 지급을 대폭 축소키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축소기준은 부처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또 사업비로 책정돼 있는 부처 예산을 인건비로 전용해 연가보상비 등 임금 보전 목적으로 지급하는 관행도 금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총액임금제 시범실시기관인 중앙인사위원회의 경우 올 연말부터 소속 공무원들의 연가보상비 지급 기준을 7일 이내로 한정키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근속연수에 따라 1년에 20일까지 주어지는 연가를 소속 직원들이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전액 현금으로 보상했지만 올해부터는 7일까지만 보상해주고 나머지 미사용분에 대해선 일절 보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예를 들어 근속연수 10년차 이상으로 기본급으로 약 200만원을 받던 공무원이 휴가를 전혀 쓰지 못했을 경우엔 작년까진 약 160만원을 연가보상비로 받았지만 올해는 연가보상비가 약 58만원 수준까지 급감하게 된다.
중앙인사위는 소속직원들에 대한 시간외수당도 대폭 축소했다.
한 달에 67시간까지 보상해주던 시간외수당을 올해부턴 45시간까지만 보상해주고 수당지급액도 6급 기준으로 1시간에 8030원에서 5300원으로 줄여 시간외수당 지급금액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역시 올해 총액임금제를 시범실시하고 있는 농림부도 올해 연가보상비 지급일수를 최대 7~8일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 때문에 휴일에도 출근하는 공무원들이 많은 현실에서 연가보상비를 강제로 축소할 경우 일은 일대로 하고 임금만 줄어들게 되는 셈"이라며 "업무 부담 때문에 휴가를 제대로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근우 기자 / 황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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