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에 골프 치고…금품 받고…딱 걸린 경기교육청 공무원들

[한겨레] 홍용덕 기자

등록 : 20111017 22:41

정부 감찰팀 적발

징계여부 오늘 결정

근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해 사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업무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경기도교육청의 몇몇 공무원들이 정부 감찰팀에 적발됐다.

17일 국무총리실 감찰팀과 경기도교육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국무총리실 감찰팀이 지난 8월24일 오전 출장 결재도 없이 사무실을 나서는 광명교육지원청 이아무개 팀장의 뒤를 쫓았다. 감찰팀은 이 팀장이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여자를 만나 식사를 한 뒤 호텔에 투숙했다가 나오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고 사무실로 돌아온 이 팀장은 뒤이어 들이닥친 감찰팀으로부터 근무지 이탈 경위를 추궁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팀장의 서랍에서는 차명계좌로 된 통장이 발견됐다. 액수는 모두 330만원. 이 가운데 상당액은 방수업체와 전기업체 등 교육청과 관련이 있는 업체로부터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추궁 끝에 이 팀장은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추가 조사에서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매주 2~3차례 근무 종료 2시간 전에 사무실을 나와 골프연습장 등을 돌며 사적인 시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광명교육지원청의 장아무개 과장 역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매주 1∼2차례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조기 퇴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승용차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장 과장의 조기 퇴근은 장 과장이 지니고 있던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꼬리가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실 감찰팀은 “이들이 교육청 내부에서는 ‘반나절만 근무하는 공무원’으로 소문이 날 정도로 복무기강이 불량했다”며 경기도교육청 공무원들의 복무기강 해이를 꼬집었다. 하지만 이들은 비위 사실이 적발됐는데도 2개월째 현재 광명교육지원청에 버젓이 근무하고 있다. 이아무개 팀장은 지난달 경기도교육청 징계위에 회부됐으나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징계가 미뤄진 상태다.

도교육청은 “수사가 의뢰됐고 혐의가 확정되지 않아 징계가 미뤄졌다”고 밝혔다. 이들의 징계 여부를 결정짓는 회의는 18일 열린다. 홍용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