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퇴출제'는 공무원 군기잡기?

지자체·노동계 갈등 잇따라 … 공무원들 “차라리 법대로”

2011년 10월 04일 (화) 김봉석 seok@labortoday.co.kr

공직사회가 공무원 퇴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무능 공무원을 재교육하겠다"며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지만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름없다는 공무원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효성도 의문이다. 교육 프로그램이 적절치 않은 데다, 기간도 짧다는 비판이 나온다. 단체장이 재교육을 빌미로 공무원의 충성심을 강요하는, 일종의 ‘군기잡기’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3일 전국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창원시는 최근 '현장행정추진단' 도입 여부를 두고 공무원노조와 대립하고 있다. 창원시가 "무능 공무원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자질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면 퇴출시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 창원시지부는 "법을 무시하고 인사권을 남용한 제도"라고 반발했다. 공무원 퇴출제는 현장행정추진단(창원시)·현장시정지원단(서울시)·고객행정지원단(울산 동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추진됐다. 서울시는 2007년 제도를 도입했다가 지난해 12월 폐지를 선언했고, 울산 동구는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도입 논의만 하다 논란 끝에 7월 추진 중단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갈등이 야기됐다. 여승선 노조 울산본부장은 공무원 퇴출제 반대운동을 벌이다 '공무원 품위유지 위반' 혐의로 올해 6월 해임처분을 받았다. 특히 서울시는 교육 프로그램에 시민공원 풀 뽑기 등 환경정비활동을 넣어 적절성 논란을 일으켰다. 창원시 역시 재교육 공무원에게 주정차 단속과 자원봉사활동 등을 시킨다는 계획이다. 공무원 노동계는 “이럴 바엔 차라리 법대로 하자”고 비판하고 있다. 국가·지방공무원법을 보면 각 기관(단체)장이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좋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하거나 심지어 면직(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근무성적평정과 재교육이 전제다. 조창형 노조 대변인은 “풀 뽑기 등 잡일은 직무능력 향상 프로그램이라 볼 수 없고, 만약 공무원 능력에 문제가 있다면 법이 정한 바에 따라 교육을 진행하면 될 일”이라며 “그럼에도 기관장들이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의 만드는 것은 사실상 공무원에게 겁을 주어 충성심을 강요하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