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교육감은 비교육적 처신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민심 왜곡과 정치적 선동은 경계해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끝나자마자 검찰은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해 교육감선거가 끝난 후 후보단일화 상대였던 박 모 교수에게 상당한 액수의 현금을 전달했다는 발표를 하고 본인이 그 사실을 확인 한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본인은 ‘대가성이 없는 선의에 입각한 돈’ 이라고 해명하였으나 이것은 누가 보기에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은 기존 정치권이 선거철만 되면 이합집산과 후보공천 과정에서 금품수수 의혹들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 그리고 그러한 부도덕하고 비민주적인 정치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투쟁해 왔다. 더구나 교육감이라는 직책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바르고 정의로운 사회를 가르쳐야할 가장 책임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어느 분야 보다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고, 지난해 교육감 선거 결과는 이러한 요구와 열망이 반영되었다고 믿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곽노현 교육감이 내세운 ‘대가성 여부’ 등은 오히려 교육자로서의 양심과 도덕성을 더욱 의심하게 만들뿐이다. 우리는 곽노현 교육감이 구구한 변명보다 깨끗이 본인의 잘못을 시인하고 자숙하며 한시라도 빨리 거취를 정리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것만이 그동안 교육을 천직으로 알고 열악한 여건에서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교육관련 종사자들의 명예를 지키고, 진보 개혁세력에 보내준 시민들의 지지가 무너지는 것을 막는 길이다.

더불어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 사건을 기화로 자칫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나타난 민심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신성해야할 교육지도자의 선거에까지 한국사회의 고질병인 정치적 거래가 있다면 단호히 뿌리 뽑아야 한다. 그러나 ‘무상급식’이 ‘무상교육’의 일부로서 미래세대를 위한 기성세대의 책임과 ‘보편적 복지’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것이 앞으로 있을 각종 정치선거에 편 가르기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2011년 8월 2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