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의원은 품위유지가 생명이다

 김천시의회 A의원이 시민체육대회 뒤풀이 장소에서 김천시청 기능직 공무원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김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 오춘배 위원장은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폭행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야무야로 넘어 갈 성질이 아님을 암시한 것이다.

발단은 김천 시민의 날을 맞아 종합운동장에서 시민체육대회를 마친 뒤에 벌어졌다. 일부 주민 10여명들이 노래연습장에 모여 뒤풀이를 하고 있었다. 먼저 노래방에 도착한 주민들이 노래를 부르던 중 뒤늦게 A시의원이 들어와 주민들과 함께 있던 기능직 공무원 B씨의 뺨을 때리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C씨에 따르면 늦게 도착한 A의원과 주민들이 정자를 만드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도중, 당시 상당히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A시의원은 B씨가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렸다는 것이다. 현장에 함께 있던 주민들이 말리는 과정에서 주민 D모씨도 떠밀려 문에 부딪히면서 눈 주위가 찢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한편 그 자리에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협조문제로 다툼이 발생했다는 말도 있다. 소위 줄서기를 강요했는데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이라면 A의원의 폭력행태는 가볍지 않다. 공무원의 줄서기란 곧 관권선거를 말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선거법위반여부까지 알아보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천시의원들의 폭력사태는 처음이 아니다. 김천YMCA는 폭행사건이 알려지자 “시의원 되려면 우선 격투기부터 배워라“면서 2009년 삼도봉 사건, 2007년 6월 임시회 공무원 폭행사건 등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김천시 의원들에게 추태를 들어 질타하고 있다. 심지어 지좌동 주민 E씨는 “시의원 이라는 사람이 시정잡배 보다 못한 짓을 하고 다닌다.”며 “A시의원은 의원직을 자진사퇴하고 반성할 것”을 촉구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폭행사건을 벌인 본인은 술에 취해 그렇게 됐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술이 들어가야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도 사실이다. 스스로 자질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당사자와 김천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다. 기능직이라거나 고향 후배라는 이유로 손찌검한 일이 어물쩍 덮어질 수는 없다.

강원도의회에서는 도의회의원과 시-군의원 및 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원도의회 인문학 아카데미’를 개설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섬기는 의회’ 등 의정 방침을 구체화하기 위해 개설했다는 것이다. 김천시의회도 그런 선례를 본받아 시의회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심도 있는 고민을 해 주기 바란다.

  입력시간 : 2010-10-25 1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