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거주 공무원, 대문 들어서는 순간 ‘퇴근완료’..대법

단독주택에 사는 공무원의 퇴근은 자신의 집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완료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주차한 뒤 현관문까지 걸어가다 사고가 났을 경우 차를 세운 곳이 대문 안쪽인 마당이라면 이미 퇴근이 끝났기 때문에 ‘공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경찰공무원 A씨(49)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한 원심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7년 7월 근무를 마친 뒤 승용차를 몰고 경기 양평 자신의 단독주택 마당에 주차시킨 뒤 현관까지 걸어가다 넘어지면서 오른쪽 눈에 부상을 입었다.

그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공무상요양을 신청했지만 불승인 처분하자 “퇴근하는 과정에 발생했기 때문에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단독주택 마당으로 들어서는 순간 주거지 영역”이라며 “이로써 퇴근행위는 종료됐다”고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2심은 “사회통념상 마당이 아닌 단독주택의 문에 들어섬으로써 퇴근이라는 동적활동이 종료되고 자신만의 안식처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게 일반적 정서”라며 “마당이 있는 것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택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퇴근행위가 끝나는 것”이라고 1심 판결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퇴근은 일을 마치고 개인이 지배·관리하는 사적 영역인 주거지 내로 돌아오는 것을 일컫는 것”이라며 “공무원의 주거지가 마당 등이 있는 단독주택의 경우 건물 출입문이 아니리 대문을 통해 주택 부지로 들어섬과 동시에 퇴근행위는 종료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가 승용차를 운전해 단독주택 마당에 들어섰다면 그 순간 퇴근행위는 끝난 것으로 봐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이후 발생한 사고는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은 ‘공무원이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해 출ㆍ퇴근 중 발생한 추락사고 기타 사고로 부상 또는 사망한 경우 이를 공무상 부상 또는 사망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퇴근은 근무를 마친 후 근무지에서 주거지로 돌아오는 행위로, 퇴근은 고유한 공무에 포함되는 행위라고 할 수는 없으나 공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퇴근 중 입은 재해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