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가 초등생에 잔반 먹여
[중앙일보] 2006-05-16 05:02
[중앙일보 김방현] 충북 진천군 M초등학교 학부모와 학생들은 15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점심 급식시간에 먹다 남은 음식을 잔반(殘飯)통에 버리기 위해 식판에 모아 놓은 것을 영양사가 학생들에게 먹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영양사 A씨(38)가 지난달 20일부터 '편식지도를 하겠다'며 잔반통 앞에 서 있다가 먹다 남은 밥.반찬.국 등을 섞어 놓은 음식 찌꺼기를 숟가락으로 강제로 떠먹였다"며 "이로 인해 구토한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일부 학생이 급식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알게 됐다"며 "영양사를 처벌하지 않으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 6학년 S양(13)은 "음식을 남길 경우 영양사 선생님이 숟가락으로 떠 입을 벌리게 한 뒤 먹게 했다"며 "안 먹으면 꼬집고 때려 아이들이 무서워 어쩔 수 없이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6학년 C양은 "급식시간에 떠들면 '밥이나 먹으라'는 등의 말을 하며 파리채로 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양사는 "야채 등을 먹지 않는 학생이 많아 영양 관리를 위해 일부 남긴 음식을 먹여 줬을 뿐 섞인 잔반을 먹이거나 때린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진천군 교육청은 영양사의 급식 지도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 9일 이 영양사에 대해 경고 조치하고 인근 학교로 전보 조치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진상을 파악한 결과 학부모들의 주장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진천=김방현 기자 kbh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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