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우롱한 노동부는 반성하고 정규직 전환 지원책 마련하라

그렇게도 뜸을 들이던 노동부의 ‘비정규직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예상했던 대로 비정규직 ‘100만 해고대란설’의 허구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노동부 조사결과에 따르더라도 60%가 넘는 기간제 노동자의 고용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개월 동안 온 나라를 소모적인 논쟁으로 들쑤셔 놓았던 노동부가 책임은 커녕 사과를 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노동부는 당초 3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사업체 기간제근로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2일 밤 돌연 연기하는 해프닝까지 벌이면서 오늘에야 발표하면서도 100만 해고대란설을 얘기할 때와 똑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계약종료자와 기타응답자까지 포함하면 고용불안 규모가 63.1%에 달한다”며 해고대란을 주장했던 자신들을 변명하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이다. 그러나 아무리 꼼수를 부려도 노동부의 강변을 곧이곧대로 믿어 줄 국민은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노동부는 정규직전환 없이 고용유지를 하고 있는 경우에 대해서 “해고와 다름없는 고용불안 상태”라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고는 “법으로 인한 정규직 전환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늘어놓고 있다. 여차하면 자신들의 엉터리 예측을 합리화하기 위해 ‘노사간 묵시적 합의로 고용이 유지되는 자’ 등 기타응답자를 불법이나 탈법으로 몰아 부칠 태세다.

그러나 비정규직법의 취지는 비정규직의 남용을 막자는 것이고, 목적은 차별을 시정하고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었고, 현행 법률에서 2년이 경과한 노동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노동자’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으며 노동부가 애써 외면하려 해도 40%에 육박하는 정규직 전환률은 200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법의 효과라는 점은 엄연한 사실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이러할진대 정부의 지원책이 있었더라면 정규직 전환율은 이보다 더 높아졌을 것이다.

노동부는 더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를 우롱하지 말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부터 할 일이다. 또한 정부와 여당은 현행 비정규직법에 대한 조삼모사식 개정 논의를 중단하고, 지금부터라도 정규직 전환 지원금 사용과 세제지원제도 유지·확대 등 정규직 전환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영희 장관이 3일 개각에서 해고대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경질되었지만 장관을 보좌했던 관료들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만큼, 신임 장관의 결단을 기대한다.

2009년 9월 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공무원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