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직 공무원의 실질적 단체행동권도 보장

헌재, 조례 제정 미뤄온 지자체에 경종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기능직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관련 조례를 제정하지 않음으로써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던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헌재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판단을 내려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헌법재판소는 전국의 각 급 학교에서 방호원, 난방원, 운전원 등으로 근무하고 있는 지방 기능직 공무원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6(위헌)대3(각하)의 의견으로 위헌결정 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지방공무원법 58조 2항은 근로3권이 보장되는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구체적 범위를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는데도 지자체가 조례를 안 만든 것은 해당 범위에 포함될 수 있는 공무원들이 단체행동권을 향유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박탈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헌재의 결정에 따라 각 지자체가 조례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기준을 마련하면 일반 공무원과 달리 기능직 공무원들은 단체행동권을 갖게 된다.

헌법 제33조2항은 일반근로자와 달리 공무원의 경우 근로3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를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서는 단체행동권의 경우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 그 주체를 한정하면서 다시 그 범위를 종규칙과 시행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기업의 근로자처럼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단체행동을 할 수 있다는 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조례가 제정되지 않아 자신이 과연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공무원에 속하는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 계속됐고 법 규정이 유명무실했던 것이다.

헌재의 위헌결정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정하는 조례를 제정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모든 기능직공무원들이 곧바로 단체행동권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조례가 제정된 이후라야 그 내용과 범위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